12월 성탄절 사역이 계속 되는 상황이었지만 시간을 내어 10시간 운전을 해서 스메루 화산 피해지역을 돌아보았습니다. 많은 가옥과 가축 및 논밭이 화산재로 피해를 입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터전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한 경우가 많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자기 집을 지키면서 화산재를 치우는 분들도 보게 되었습니다. 강가 주변의 논과 밭은 화산에서 흘러나온 용암과 화산재로 그 형태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아직도 시큼한 냄새와 함께 뜨거운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현재 우기이기에 화산이 크게 폭발하기 전에 많은 비가 내려서 끓어오르던 용암의 분출을 막아서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만약 건기 때 화산이 폭발했으면 상상할 수 없는 많은 피해를 보았을 것입니다. 저는 매일 비가 오는 것에 불평을 했는데 하나님이 내려주신 비가 화산 피해가 크게 나지 않도록 막아주셨으니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12월 7일(화) 저의 집을 출발해서 재난지역에 도착했을 때 깜짝 놀란 것은 인도네시아의 전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을 중심으로 구호물품을 트럭에 실고 왔기에 각 구호단체의 베이스캠프에는 이번 주 동안 나누어줄 물품은 충분했습니다. 이렇게 빠른 구호사역이 이루어진 것은 재난 지역이 강한 무슬림들인 마두라 사람들(99%가 강성무슬림)이 피해를 입었기에 전국에 있는 무슬림들이 구호품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경험으로는 이런 상황은 일주일 정도 지나면 구호 행렬이 사라지고 관심이 사라지면서 많은 구호단체가 그곳에서 철수하게 됩니다. 제가 여러 구호단체를 찾아다니면서 문의한 결과도 동일하게 7일-10일 정도 구호사역 후 철수할 계획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제가 1년 동안 빨루 지역의 지진 사역 때 함께 사역한 인도네시아의 기독교 구호사역 팀인 MDS(Menonite Diakonia Service)와 이번 스메루 화산 구호사역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MDS도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 일단 각 지역의 피해 상황을 알아보면서 앞으로의 구체적인 구호사역의 방향을 정했는데, 지금은 구호품이 풍부한 음식류는 제공하지 않고 침구류와 음식을 직접 해먹을 수 있는 도구들을 중심으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먹을 것이 부족해지면 그것을 중심으로도 구호사역을 진행할 것입니다. 동시에 화산 재난으로 인해 물이 귀하기에 물을 정제할 수 있는 방법과 도구를 제공하고 재난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극복할 수 있도록 트로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MDS는 재난 지역에 있는 현지 교회(GKJW)를 중심으로 베이스캠프를 세웠고, 앞으로의 사역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10시간 운전해야하는 상황이지만 토요일과 주일 그리고 다음 주에 계획된 성탄절 사역들이 있어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며, 다음 주에 다시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사역을 진행할 것입니다.
다음 주가 되면 많은 구호단체가 떠나고 재난 지역은 스산한 분위기가 되어 지기에 그 때부터 재난당한 분들의 필요에 맞추어서 구호사역을 감당할 것입니다. 성탄절과 새해를 맞이하게 되어 바쁜 일정이기에 최대한 시간 조절을 잘 하면서 구호사역을 감당하겠습니다.